2024년 개봉한 위키드(Wicked)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오즈의 마법사 속 마녀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무엇보다 엘파바와 글린다를 연기한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노래 실력, 그리고 영화에서 새롭게 해석된 OST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뮤지컬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1. 두 주인공의 가창력,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주인공들의 노래 실력이다. 뮤지컬 영화에서 배우의 가창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신디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 모두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 신시아 에리보(엘파바 역) – 압도적인 감정과 고음
신시아 에리보는 이미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이기 때문에, 그녀가 엘파바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Defying Gravity에서 그녀가 보여준 가창력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듯했다. 원곡의 파워풀한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녀만의 색깔이 더해져 더욱 깊이 있는 엘파바를 만들어냈다.
🎤 아리아나 그란데(글린다 역) – 예상과 달리 훌륭한 연기
개인적으로 아리아나 그란데가 글린다 역을 맡았을 때 살짝 걱정이 됐다. 그녀가 뛰어난 팝 가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뮤지컬 스타일의 창법과는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녀는 원곡의 맑고 청량한 분위기를 훌륭하게 살려냈고, Popular를 부를 때 그녀 특유의 재기발랄한 연기가 돋보였다. 특히, 대사와 노래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장면들은 그녀가 단순한 팝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2. 영화 속 OST, 원작과의 차이를 즐기는 재미
뮤지컬 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OST다. 이번 영화에서도 원작의 명곡들이 등장했지만, 영화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 Defying Gravity – 더욱 웅장해진 감동
뮤지컬에서 이 곡은 엘파바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하늘로 떠오르는 장면에서 부르는 명곡이다. 영화에서는 CG와 특수 효과가 더해져 한층 더 강렬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신시아 에리보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함께, 마법이 시각적으로 구현되는 과정이 감탄을 자아냈다.
🎵 Popular – 아리아나 그란데의 개성 있는 해석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곡인데, 원작에서는 귀엽고 장난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여기에 본인의 특유의 팝 감성을 살려 더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기존 뮤지컬 버전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영화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 For Good – 감동적인 듀엣
엘파바와 글린다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한 시간이 자신들의 삶을 바꾸었음을 인정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곡이다. 두 배우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감동을 극대화했다. 특히, 영화에서는 이 장면을 더 섬세하게 연출하여 감정선을 극대화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원작보다 더 깊은 여운이 남았다.
3.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점, 어떤 점이 달랐을까?
뮤지컬과 영화를 비교하는 것도 이번 감상의 큰 재미였다.
🎭 무대 연출 vs. 영화적 연출
뮤지컬에서는 제한된 무대 위에서 상징적인 연출로 마법을 표현해야 했지만, 영화는 CG와 특수효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채로운 시각적 요소를 보여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엘파바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무대에서는 와이어 액션과 조명으로 표현되었지만, 영화에서는 실제로 마법을 부리는 듯한 환상적인 장면이 탄생했다.
🎭 캐릭터 해석의 차이
뮤지컬에서는 노래를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영화에서는 세밀한 표정 연기와 촬영 기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는 영화에서 좀 더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덕분에 두 인물의 성장 과정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 스토리 진행 방식
뮤지컬에서는 2막 구조로 압축적으로 진행되지만, 영화는 이야기의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일부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가 더 부드럽게 이어졌고, 관객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 결론 – 기대 이상의 완성도
개인적으로 영화 위키드는 원작 뮤지컬을 뛰어넘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고 생각한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훌륭한 가창력, 원작을 재해석한 OST, 그리고 영화만의 연출 방식이 어우러져 또 다른 위키드가 탄생했다. 물론 원작과의 차이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뮤지컬 팬과 영화 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위키드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어떻게 원작을 재해석했는지 비교하면서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위키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이 영화가 선사하는 감동과 화려한 음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위키드의 OST가 벌써부터 귀에서 맴돈다면, 당신도 이 마법 같은 영화에 빠져든 것일지도 모른다.